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매출 규모가 동일하다면, 이익 규모는 작아질 것이다. 공정기술 난이도 상승으로 캐파 증설 요구량이 상승하면, 동일 매출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공정기술은 기존 투입 비용으로 물량을 증가시키나, 캐파 증설은 신규 투입 비용으로 물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다행히 메모리, 비메모리 모두 독과점 시장이다. 진입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시장 내 특정 주체가 갖는 집중도를 파악해 시장의 경쟁도를 평가하는 HHI(Hergindal-Hershman Index) 지수가 있다. 해당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퍼센트로 계산해 이들 점유율의 제곱을 모두 합산한 값이다. 4,000 이상일 경우 독점시장, 1,800~4,000은 과점시장, 1,000~1,800은 경쟁시장으로 평가한다.
2021년 기준 HHI 지수는 DRAM 3,266, NAND 2,032, Foundry 4,231으로 추정되며, 독과점 또는 독점 시장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HHI 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해 왔으며, 하락할 기미가 안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비메모리, 메모리 생산업체들 모두 매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독과점력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메모리 업체들에게도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축소시킬수 있는 방법이 있다. 수요 예측 기간을 단축시켜, 장비 발주를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다. 과거 DRAM 업체들은 3-4분기 뒤 수요를 예측하고 50-100K/월 내외의 장비 발주를 한번에 진행했다. 이 경우 수요 예측이 틀리면, 수급의 불일치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건설/인프라 투자를 미리 진행한 이후 1-2분기 뒤 수요를 예측하면 DRAM 업체들이 Cycle 변동성을 축소시킬 수 있다. 30-45K/월 내외의 캐파 투자를 나눠서 진행한다면, 수요 예측이 틀리더라도 수급 불일치를 줄일 수 있다. 마치 비메모리 업체들이 가동률을 조정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실제로 이번 Cycle은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에 의한 수요 급변, 2021년 IT 공급망 차질 등 외부 변수를 이겨내면서 메모리 Cycle이 결국 지속 상승하고 있다. 변동성 축소를 위한 메모리 생산업체들의 의지와 노력 의 결과다. 앞으로 메모리 산업에서 확인할 모습은 생산업체들이 Cycle 최상단에서 고수익성을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시킬 것인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