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e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서 발생한다. 어떤 반도체 업체들도 의도적으로 공급초과를 발생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M/S 경쟁이 컸던 2000년대 메모리 치킨 게임 이후 의도적인 공급초과는 없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업체들 모두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수요에 공급을 후행시키고자 한다. 그래도 공급초과는 발생하는데, 이는 반도체 업체들의 수요 예측이 틀리기 때문이다. 메모리, 비메모리 모두 Cycle 성향은 있다. 과거 흐름을 보면 메모리, 비메모리 모두 하락 Cycle은 생각하지 못한 매크로 충격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메모리의 실적 및 주가가 비메모리 대비 변동성이 더 컸다. 메모리가 수요 예측을 더 크게 틀릴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비메모리는 각 밸류체인에서 제품별, 고객별 주문량 이상의 과잉 생산을 하지 않는다. 제품별 출하 주기가 지나면, 재고는 쓸모가 없다. 수요를 예측하여 선제적으로 생산하기 보다는, 전방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만큼 후행적으로 생산한다. 비메모리는 각 업체들의 자기 계산이 개입될 여지가 적은 만큼, 수요 예측 실패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그런데 메모리는 다르다. Commodity 성향이 있어서, 가격이 변동한다. 상승 Cycle에서 전방 수요처들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재고를 선제적으로 축적한다. 상승 Cycle에서 전방 수요처들이 재고부담을 가지기 때문에, 생산 업체들이 받는 주문량은 실제 수요보다 크다. 그러나 생산업체들은 주문량과 실 제 수요의 차이를 계산하기 어렵다. 공급 부족 구간에서 생산업체들은 주문량 증가에 맞춰 캐파 증설 폭을 결정한다. 생산업체들의 자기 계산이 전체 공급에 개입될 여지가 큰 만큼, 수요 예측 실패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수요가 약화되면, 주문량은 더 크게 감소할텐데, 생산량은 이미 증가해 있다. 메모리 하락 Cycle의 진폭이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