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팩트체크당분간 반도체 공급 속도는 구조적으로 느려질 전망

당분간 반도체 공급 속도는 구조적으로 느려질 전망

공급은 구조적으로 느려짐

중장기 반도체 공급 관점에서 가장 큰 이슈는 (1) 기존 업체들의 독점력 지속(2) 공정 기술 난이도 상승에 의한 공급 지연 등이다. 독점력을 지닌 반도체 업체들은 수요를 보수적으로 전망하거나 주문을 먼저 확인한 후에서야 후행적으로 공급을 대응하고 있다. 생산 업체들의 후행적인 공급 대응 성향은 향후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공정기술 난이도 상승은 캐파 증설 요구량 증가로 연결 되는데, 캐파 증설은 공정기술 대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급 대응 방법이다. 공급은 지속적으로 느려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기존 반도체 업체들의 독점력 지속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반도체 기업들의 독점력 또한 더욱 상승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시장 내 특정 주체가 갖는 집중도를 파악해 시장의 경쟁도를 평가하는 HHI(Hergindal-Hershman Index) 지수가 있다. 해당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퍼센트로 계산해 이들 점유율의 제곱을 모두 합산한 값이다. 4,000 이상일 경우 독점시장, 1,800~4,000은 과점시장, 1,000~1,800은 경쟁시장으로 평가한다.

2021년 기준 HHI 지수는 DRAM 3,266, NAND 2,032, Foundry 4,231으로 추정되며, 독과점 또는 독점 시장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HHI 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해 왔으며, 하락할 기미가 안보인다는 것이다.

DRAM / Foundry HHI 지수 추이
DRAM / Foundry HHI 지수 추이

DRAM은 2000년대 후반 치킨게임의 결과로, 3강 구도로 재편되었다. NAND는 2021년 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였다. Foundry는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장비는 ASML의 EUV 노광 장비 독점, AMAT, LAM, TEL, KLA 등의 기술 진화가 진입 장벽을 상향시켰다.

기존 반도체 기업들의 독점력은 상당 기간 더 유지될 전망이다. 위협적인 신규 진입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1) 생각보다 느린 공정기술 개선 속도와 (2) 미국의 방해 등으로 여전히 위협적이지 않다.

SMIC를 필두로 중국의 비메모리 Foundry 캐파 확장은 지속될 전망이나, 최첨단 공정 기술은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에 한참 뒤져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공정 기술 격차가 기존 업체들 대비 여전히 크게 뒤쳐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뉴스로 보도되고 있는 공정기술 마저도 많이 부풀려져 있다.

중국 반도체 자급률 추이
중국 반도체 자급률 추이

언론에 의하면, CXMT의 DRAM 공정기술은 19nm를, YMTC의 NAND 공정 기술은 128단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XMT의 DRAM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선두권 업체들 대비 3세대가 뒤져 있으며, 수율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YMTC의 NAND는 선두권 업체 대비 3D NAND 동일 단수에서 발생하는 Step 수가 훨씬 많으며, 수율도 여전히 저조한 상태로 파악된다. 중국의 메모리 캐파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나, 실제 시장 영향은 미미하다.

이에 더해 美-中 분쟁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철저하게 막고 있다. 미국의 영향력 하에 ASML, AMAT, LAM, KLA 등 전세계 최상위 장비업체들이 중국에게 최첨단 장비를 공급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리고 특허 등 기술 장벽으로 중국의 시장 진입을 지속적으로 방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 추이 / 중국 DRAM, NAND 캐파 및 매파 M/S 추이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 추이 / 중국 DRAM, NAND 캐파 및 매파 M/S 추이
TSMC, 삼성전자, SMIC Foundry 공정기술 추이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국 DRAM 공정기술 추이
TSMC, 삼성전자, SMIC Foundry 공정기술 추이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국 DRAM 공정기술 추이

공정 난이도 상승 → 캐파 증설 요구랑 증가 → 공급 지연

반도체 전공정 기술은 선폭을 줄이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통해 (1) 성능개선과 (2) 원가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선폭이 짧아지면, 트랜지스터 사이 전자 이동 거리가 짧아져 연산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다만 그만큼 누설전류도 동반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제어할 수 있을 때 선폭 개선이 가능하다. 그리고 동일 수량의 트랜지스터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면적이 작아져 웨이퍼 내 반도체 칩 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전공정 기술 개선은 단위 면적에서 매출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면서도, 단위 매출에서 원가를 개선시키는 핵심 경쟁력이다.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 / 본원적 전략 모델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 / 본원적 전략 모델

그런데 전공정 기술 개선이 어려워지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인텔이 주장해 온 무어의 법칙은 이미 2010년 초반부터 깨졌다. DRAM은 Capacitor의 A/R(Aspect Ratio, 종횡비) 때문에 첨단 공정 도입에 따른 원개 개선율이 확연하게 둔화되었다. NAND도 2D NAND의 한계를 피해 3D NAND 전환에 성공했으나, 3D NAND에서도 적층 단수가 증가함에 따라 DRAM과 마찬가지로 A/R 문제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비메모리 Foundry는 기존 FinFET(Fin Field Effect Transistor)을 GAAFET(Gate All Around FET)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술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고 있다.

DRAM / Foundry 업체, 공정기술 로드맵 추이
DRAM / Foundry 업체, 공정기술 로드맵 추이
DRAM, NAND A/R 문제
DRAM, NAND A/R 문제

반도체 공급은 공정기술캐파증설 두 가지로 증가시킬 수 있다. 공정기술 난이도가 상승한다는 점은 캐파증설 요구량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수요 증가율이 일정하다면, 캐파증설에 의한 공급 기여분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CapEx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DRAM/NAND 수요 Bit Growth //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CapEx 추이
DRAM/NAND 수요 Bit Growth //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CapEx 추이

캐파 증설은 실제 생산으로 연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장비 발주, 장비 Set-up, 공정 적용, 수율 Ramp-up, 웨이퍼 투입 후 출하 등까지 계산하면, 약 1년의 소요 시간이 필요하다. 캐파 증설이 반도체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 날수록, 반도체 공급 속도는 과거보다 느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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