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제국으로 성장한 Disney
디즈니를 ‘미디어’ 제국이라 부르는 이유
어떤 사람은 디즈니를 콘텐츠 ‘제국(Empire)’이라고 얘기합니다. 제국이라 하면 광활한 영토와 탄탄한 통치를 떠올리게 됩니다. 아마도 디즈니는 오래된 역사와 다양한 캐릭터,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콘텐츠 ‘제국’이라 불려진 듯 합니다.
한편,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플랫폼 OTT(Over The Top, 동영상을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업체 넷플릭스가 등장했습니다. 사람들은 TV/영화관 대신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했습니다. 기존 콘텐츠 기업은 타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디즈니도 이러한 모바일 시대에 맞춰서 넷플릭스에게 콘텐츠를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디즈니가 자체 OTT플랫폼인 디즈니+(2019년)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과 테마파크에 OTT 플랫폼까지 더해서 ‘미디어 제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제국의 흥망성쇠
탄생과 도전: 귀여운 쥐 ‘미키마우스(Mickey Mouse)’로부터 시작
1923년, 월트 디즈니와 로이 디즈니 형제는 디즈니 스튜디오를 설립합니다. 그리고 미키마우스는 1928년, <증기선 윌리>를 시작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당시 미국은 경제 대공황을 겪으며 사회적 분위기가 암울했습니다. 그러나 미키마우스는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했고, 아이들과 부모에게 큰 인기를 받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디즈니 형제는 미키 마우스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입니다. 당시 애니메이션은 재미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대부분 6~8분 정도의 단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디즈니는 ‘애니메이션=단편’이라는 공식을 깨고 80분 짜리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제작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그 후 <피노키오>, <덤보>, <피터팬> 등 장편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제작하며 콘텐츠 회사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확장과 위기: 테마파크 건설과 리더십 부재
“디즈니랜드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상상력이 남아 있는 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20만평(축구장 90개) 크기의 디즈니랜드 완공 후 월트 디즈니가 남긴 말입니다. 1955년, 디즈니랜드 개장 행사는 ABC 방송국을 통해서 전국에 생중계할 정도로 큰 이벤트였습니다. 이러한 ‘디즈니랜드’ 건설 계획은 콘텐츠에 한정되었던 디즈니 수익성 확대와 고객 확장성에서 의미있는 시도였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테마파크 건설로 지역 경제성장에도 이바지했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연구에 따르면, 디즈니랜드의 경제적 효과는 2017년 10월~2018년 9월 사이에 연 85억달러 GDP 증가와 7만 8,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테마파크 사업은 디즈니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테마파크 및 리조트 사업 영업이익은 디즈니 영업이익의 4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2020~21년은 코로나19로 테마파크 영업 중단). 디즈니는 전세계에 12개의 테마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테마파크 내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1966년 월트 디즈니, 1971년 로이 디즈니가 사망하면서 디즈니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작품 실패라는 원인도 있었지만, 후계자들의 미숙한 경영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당시 미국 케이블 TV 규제 완화로 다양한 채널이 탄생했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디즈니 경영진들은 추가적인 콘텐츠 제작보다는 캐시카우 역할의 테마파크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수익을 내고 있던 테마파크도 유가 상승(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인하여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경영부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디즈니는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으로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점점 디즈니를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외부 CEO 영입을 통해 다시 부활하다
아이즈너, 디즈니의 전설이 되다.
1970년대 후반, 디즈니는 투기자본의 적대적 M&A로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디즈니 이사회는 친족 경영을 포기하고 업계 전문가 마이클 아이즈너를 CEO로 영입합니다. 아이즈너는 NBC, CBS에서 근무하고 ABC 방속국으로 이직해 TV프로그램 제작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는 시청률 최하위 방송국이었던 ABC를 1위 방송국으로 끌어올리는 등 프로그램 제작/편성에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후 파라마운트 픽처스로 이직해서 ‘인디아나 존스’를 흥행시키면서 영화 제작에도 본인의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아이즈너는 디즈니의 ‘전략 메모(콘텐츠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월트 디즈니의 통찰이 담긴 내용)’에 충실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4가지를 시작하게 됩니다. 첫째, 콘텐츠 라인업 강화를 진행합니다. 기존 애니메이션 영역에서 벗어나 일반 영화에 도전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1989년), 프리티 우먼(1990년) 등을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미녀와 야수(1991년), 알라딘(1992년), 라이온킹(1994년)이 아이즈너 임기에 나왔던 애니메이션입니다.

둘째, 사업 확장을 진행합니다. 당시 미디어 소비는 영화관에서 가정집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비디오 테이프가 개발이 되면서 홈비디오 플레이가 보급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즈너는 그동안 극장에서 상영된 애니메이션들을 비디오에 저장해서 팔기 시작하면서 매출 아이템을 확대했습니다. 이후 ABC 방송 인수를 진행합니다. ABC 방송 내에는 스포츠 채널인 ESPN도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케이블 TV 규제를 완화시키면서 가입자수가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아이즈너는 시대 흐름에 맞춰서 ABC 방송 인수합병을 통해 대응하려 했습니다.
셋째, 인재 영입에 집중했습니다. 디즈니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아이즈너는 연봉(스톡옵션)과 조직 구조를 개편했습니다. 또 외부 업체인 파라마운트에서 인재도 영입했습니다.
넷째, 시너지 극대화입니다. 콘텐츠 제작이 진행되어 영화와 방송을 통해 흥행을 일으키고, 테마파크 관광객 유입을 극대화 시켰습니다. 또한 콘텐츠의 비디오 유통을 추진했고, 캐릭터 기반으로 상품 판매를 진행해 경영 안정을 시도했습니다.

2000년 이후, 다시 찾아온 위기
2000년 이후 디즈니에게 대내외적 위기가 찾아옵니다. 우선 대외적인 요소부터 살펴보면, 2001년 9/11테러로 관광객이 감소했습니다. 디즈니는 테마파크 운영을 잠시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또한 미디어에 IT 기술이 적용되면서 유튜브, 트위터 등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미디어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해졌습니다.

다음으로 대내적인 요소를 살펴보면, 디즈니 내 체계적인 시스템이 비대해지고 아이즈너 중심의 중앙집권적이고 관료적인 조직으로 변했습니다. 이러한 조직 문화는 콘텐츠 기업의 핵심인 창의성과 역동성을 저하시켰습니다. 여기에 *카젠버그 등 임원들간의 법적 분쟁, 협력사 픽사와의 마찰 등 애니메이션 사업이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2004년 디즈니 이사회는 아이즈너 퇴진 운동을 진행했고, 아이즈너는 2005년 CE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 카젠버그: 인어공주, 라이언킹, 알라딘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흥을 이끈 인물로, 아이즈너와 불화 끝에 디즈니를 떠남.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드림웍스를 설립. 이후 슈렉, 쿵푸팬더를 흥행시킴

디즈니 Ver 2.0을 만들다
밥 아이거, 디즈니를 위기에서 구해낸 두 번째 CEO
아이즈너에 이어서 두 번째 CEO로 ‘밥 아이거’가 등장합니다. 그는 1974년 ABC 방송에 입사해서 회장까지 승진하는 등 방송 경력이 화려합니다. 디즈니에 취임하자마자 ‘디즈니는 큰 위기에 처해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콘텐츠와 플랫폼에 주목합니다. 우선 콘텐츠 라인업 확대를 진행했습니다. 아이거는 픽사(PIXAR, 토이스토리 애니메이션 제작), 마블 엔터테인먼트(MARVEL, 어벤져스 제작), 루카스 필름(LUCAS FILM, 스타워즈 시리즈 제작) 인수를 통해 애니메이션 및 영화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했습니다.


디즈니 영화, 르네상스를 맞이하다
아이거는 콘텐츠 확대를 통해서 디즈니 사업의 시너지 창출, 콘텐츠 흥행 실패 위험을 분산시켰습니다. 그 동안 디즈니의 메인 콘텐츠가 애니메이션이었다면, 픽사를 통해서 3D 컴퓨터 그래픽이 구현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블을 인수하면서 ‘권선징악’의 결말 스토리를 타파하면서 다양한 스토리 라인이 전개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 라인업 확대는 디즈니 영화 실적과 시장점유율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10년동안 디즈니가 영화시장에서 우수한 작품을 제작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또한 평균 티켓 판매 가격도 코로나19를 제외하고는 인상하면서 콘텐츠 확대와 함께 디즈니 영화 매출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그 중 마블의 ‘어벤져서:엔드게임(2019)’은 전세계 박스오피스 2위(28.0억 달러), 루카스필름의 ‘스타워즈:깨어난 포스(2015)’는 4위(20.7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다양한 작품의 흥행을 일으켰습니다.


마침내 탄생된 OTT 플랫폼, 디즈니+
다음으로 새로운 플랫폼(OTT)을 준비했습니다. 우선 OTT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라면 콘텐츠 및 플랫폼 기술 경쟁력 확보가 중요했습니다.
우선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폭스(21st Century Fox)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케이블 TV 채널 인수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 투자자들도 있었으나, 디즈니는 폭스네트워크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으로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플랫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뱀테크(BAMtech)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뱀테크는 2015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내 벤처로 출범한 회사였습니다. 디즈니는 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하면서 안정적 운영을 하는 뱀테크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디즈니는 콘텐츠 및 플랫폼 확장을 통해서 미디어 산업 변화에 적응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1월 디즈니+라는 새로운 OTT를 출시했습니다. 디즈니 OTT 플랫폼인 디즈니+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디즈니 Ver 2.0의 완성
OTT 플랫폼 사업 진행으로 디즈니 Ver 2.0은 완성되었습니다. 현재 디즈니의 사업부는 크게 2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과 다른 하나는 테마파크 및 소비자 제품 부문입니다.
우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은 방송, D2C(Direct-to-Consumer), 컨텐츠/라이선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송 매출은 ABC, 디즈니, ESPN 등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독료와 광고 수익 등으로 매출이 발생됩니다. D2C는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문입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구독료를 받습니다. 현재는 디즈니+, ESPN+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콘텐츠/라이선스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영화제작 사업입니다. 영상배급과 방영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킵니다.
두 번째 사업부는 테마파크 및 소비자 제품 부문입니다.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테마파크, 리조트, 크루즈, 호텔, 공원, 스파 등 레저 사업입니다. 또한 디즈니 캐릭터 관련된 각종 상품, 굿즈, 디즈니 이름/캐릭터 라이선스 수익도 포함됩니다.

디즈니 미래전략: OTT와 영화/애니메이션 부문의 시너지 확대
OTT는 콘텐츠 기반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따라서 디즈니+ 구독자는 디즈니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구독자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2편, 마블 시리즈 2편, 배우 톰 행크스가 출현하는 ‘피노키오’ 실사판 등을 디즈니+에서 공개할 계획입니다.
현재 디즈니+는 적자 사업부입니다. 적자 이유는 콘텐츠, OTT 인프라 투자 비용이 구독료 수입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디즈니+를 통해 영화/애니메이션 같은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확대시킬 전망입니다. 또한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단점도 보완해줬습니다. 집에서는 미키마우스 인형으로, TV에서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으로, 영화관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야외에서는 테마파크로, 모바일 기기에서는 디즈니+로 콘텐츠를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즈니(Disney) 기업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