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팩트체크유럽, 가스 수급 충격에 대응해 FSRU 프로젝트 수요 확대

유럽, 가스 수급 충격에 대응해 FSRU 프로젝트 수요 확대

FSRU, 육상 터미널 대비 초기 투자 비용 적고 설비 구축 기간 짧아 유럽 내 관심 확대

FSRU(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는 해상에서 LNG를 적재/저장/재기화할 수 있는 부유식 설비다. LNG 수송선이 해상에 고정된 FSRU에 STS(Ship-to-Ship) 방식으로 LNG를 하역하면 FSRU에서 재기화된 가스는 해안과 내륙을 연결하는 배관 또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송출된다.

2005년 미국 동부 지역에서 재기화 설비를 갖춘 LNG RV(Regasification Vessel)를 도입한 것을 시초로 2010년 중반부터 세계 전반에 걸쳐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이집트(2대), 파키스탄(1대), 요르단(1대) 등에서 총 14.8MMtpa 규모 신규 FSRU가 가동되면서 부유식 재기화 설비를 통한 LNG 수입량 증가 및 전체 재기화 설비 내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FSRU 설비가 주목 받게 된 배경은 기존 육상 LNG 터미널 프로젝트의 사업 추진 및 비용 경직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다. 우선 육상 터미널 대비 필요 부대 설비가 많지 않고 초기 투자 비용이 적다. 3MMtpa 규모 18만cm급 저장 설비 기준으로 육상 터미널 건설 비용은 평균 약 7~8억달러, FSRU 신규 건조 비용은 평균 약 3~4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인프라 구축 기간의 단축이다. 신규 선박 건조의 경우 2~3년, 선박 개조의 경우 1년 내외로 육상 인프라 건설 기간인 4~6년 대비 짧다. 지역 사회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고 환경 관련 인허가 승인 절차도 간소하다는 점도 프로젝트 기간을 축소시키는 요인이다.

육상 터미널 대비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기 어렵고 운용 비용이 높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하나 현 시점에서 LNG 설비 확대가 시급한 유럽 앞에 비용과 시간의 효율성 측면에서 최적의 선택지로 FSRU가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즉시 가동 가능 FSRU 설비 3대. 독일, 네덜란드, 그리스 등 올해부터 신속한 증설 통한 가스 공급 설비 확보

글로벌 기준 FSRU 설비는 현재 약 50대로 이 가운데 3대만 즉시 가동 가능하다. 2대는 New Fortress Energy가 소유한 Golar Spirit(운영 시작 시기 2017년 6월, 재기화 용량 1.9MMtpa, 이하 동일 기준), Golar Freeze(2022년 2월, 3.6MMtpa)로 노후화된 LNG선을 FSRU로 개조한 것이다. 나머지 1대는 TotalEnergies와 장기 계약이 체결된 purpose-built FSRU 형태의 Neptune(2020년 1월, 5.6MMtpa)이다.

유럽 내에서도 독일, 네덜란드 등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 시 타격이 큰 국가 중심으로 FSRU 증설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연방정부 예산 30억유로를 투입해 노르웨이 Hoegh사 및 그리스 Dynagas사로부터 각 2대씩 임차하는 용선 계약을 체결하며 총 4대의 FSRU를 확보했다.

그리스는 지난 5월 북동부 알렉산드로폴리 지역에서 추진 중인 FSRU 프로젝트 (전체 프로젝트 중 일부로 알렉산드로폴리 항만과 약 18km 떨어진 해상 지역에 설치) 기공식을 개최했다. 전체 프로젝트 기준 연간 공급 가능 규모 5.5Bcm, 저장 규모는 15.3만cm로 2023년 중 운영 예정이다. 총 사업 규모는 3.7억유로로 EU 지원 35%(1.3억유로), 투자 유치 65%(2.4억유로)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기공식에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세르비아 대통령, 불가리아 총 리, 북마케도니아 총리 등 인접국 국가 정상들이 모두 참석했다는 점인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불가리아-루마니아-세르비아 뿐 아니라 몰도바,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공급(인근 트라키아 지역에 추가 추진 중인 제2 LNG 터미널 통해 공급)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내 LNG 터미널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FSRU 설비 확보를 통한 용량 확대 및 대륙 내 가스 공급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 기존 및 예정 FSRU 설비 목록
유럽 기존 및 예정 FSRU 설비 목록

유럽 가스 수급 확보 여부, LNG 및 인프라 설비 관련 계약 조건, 협상 절차 등을 통해 가늠할 수 있어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과거 FSRU 프로젝트는 LNG 수입국 중 브라질, 이집트 등 중남미와 중동 지역 등 신흥국에서 큰 관심을 보였으나 2050년 Net-zero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한 가스 수급 충격이 유럽에서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내고 있다. 기존 육상 터미널의 관행적인 장기 계약 구조와 달리 용선 계약을 통해 단기간 수급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25년까지 인도 가능한 신규 FSRU가 점차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며 FSRU 용선 운임은 9만달러/일~12만달러/일 수준으로 지난 수년간 기록했던 레벨을 상회하고 있다. 최근 유럽 내 FSRU 용선 계약은 18만달러/일 내외에서 체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로젝트 추진이 가속화되면서 20만달러/일 돌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특히 유럽과 같은 신규 LNG 수입 급증 국가에서는 LNG 현물 및 단기 계약 시장에서의 LNG 물량 확보 뿐 아니라 FSRU 등 인프라 증설 과정에서의 적정 가격 설정 및 계약 조건 등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신규 FSRU 건조 시장의 단기간 수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기존 LNG 탱커를 FSRU로 개조하는 경우 speculatvie basis 형태의 계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유럽향 LNG 및 인프라 설비 수출처 간 계약 조건, 협상 절차 등이 유럽 내 가스 수급 확보 여부와 안정화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독일과 카타르 간 LNG 공급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계약 기간, 목적지 제한 조항 포함 여부 등 세부 내용 조율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향후 유럽 LNG 프로젝트 관련 계약 및 운영 사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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