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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부실 우려와 금융 리스크

NPL 등 주요 지표로 기업 부실 여부를 점검해 볼 필요

신용경색 우려가 통제됐더라도 구조적 문제 모두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 부실 문제는 여전히 우려로 남는다. 아쉽게도 중국 기업 부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 과 수단은 제한적이고 NPL에 갖는 신뢰성에 의심까지 존재한다.

중국 본토 상장사 중 금융을 제외한 2,628개 기업 제무재표를 토대로 현재 중국 기업의 부실 여부를 검증해봤다. 본토 A주 부채비율은 2015년 디레버리징과 구조조정 정책 시행 시점부터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다. 정부의 디레버리징과 공급 측 개혁 효과겠다. 부채 리스크에 취약했던 통신, 철강, 기계 업종의 개선세가 두드러지나 부동산, 건설 업종은 여전히 부채비율 400% 이상으로 과잉부채가 우려된다. 수주업 본연의 부채 구성 특성이 존재하나 경영 부실은 분명 우려된다.

중국 기업 업종별 부채비율 추이(2015~2020년)
중국 기업 업종별 부채비율 추이(2015~2020년)

5가지 필터링으로 세분화해 살펴본 결과 유틸, 기계, 자동차 업종과 레저, 의류 업종은 부도 위험이 상존

기업 신용 리스크는 결국 부채 규모 및 상환 능력과 상대 비교해야 한다. 현재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 기업 비중이 높은 업종은 미디어, 레저, 통신 업종이다. 반면 재무 리스크가 높았던 철강, 운송, 광업, 건설 업종내 이자 보상 배율 1배 이하 기업 비중은 10%를 하회했다. 세 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1) 유동비율, (2) 현금성자산 비율, (3) 차입금 의존도를 점검하면 유동 비율 100% 미만 + 현금성 자산 비율 30% 미만 + 차입금 의존도 30% 초과 업종은 유틸, 운송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 규모 대비 현금, 단기 유동성 상환 여력이 낮아 주의가 필요하다.

전체 상장사 중 부채상환 우려 기업 비중
전체 상장사 중 부채상환 우려 기업 비중

최종적으로 부도 위험이 존재하는 기업을 추려보기 위해 다섯 가지 필터링 조건을 검증해 봤다. 다섯 가지 조건은 (1)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 기업 중, (2) EBITDA 대비 차입금 5배 이상, (3) 유동비율 100% 이하, (4) 부채비율 200% 이상, (5) 현금성 자산 비율 20% 이하의 기업이다. 디폴트 우려 기업은 69개로 상장 사내 2.25%다. 유틸, 기계, 자동차 업종에 다수 기업이 포진되나 업종 내 비중은 레저, 의류 업종이 높았다. 중국은행 NPL 비율이 1.94%임을 감안하면 실질적 NPL 비율은 이보다 높은 5~7% 수준에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업종별 단기 채무 리스크가 높은 기업 수 및 비중
업종별 단기 채무 리스크가 높은 기업 수 및 비중

금융 리스크의 뇌관 상업은행 건전성 평가

중국 기업의 부실은 예상보다 높지 않고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일부 업종에 부채가 집중됐고, 구조조정과 외부 충격에 따른 부실 확대 우려까지는 부정할 수 없겠다. 중국은 경제 규모와 부채 총량 대비 회사채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다. 기업의 부실은 결국 상업은행을 통해 소화할 수 밖에 없는 구도다. 특히, 간접금융이 60%를 상회하는 자금조달 비중을 고려할 때 상업은행 건전성 확보가 중국 금융 리스크 통제에 핵심이 된다.

중국 상업은행 NPL 잔액 및 비율
중국 상업은행 NPL 잔액 및 비율

2020년 3분기 기준 중국 상업은행의 NPL 잔액은 2.84조위안, NPL 비율은 1.96% 다. 농촌은행의 NPL 비율이 4.17%로 가장 높고 외자은행이 0.67%로 가장 낮다. 국유은행은 전체 NPL 총액에서 36.6%의 비중을 차지하나 NPL 비율은 1.50%로 미비하다. 요주의 부실채권 잔액 비중은 4.8% 수준으로, 이 중 고정, 회수의 문, 손실채권의 비중은 각각 42.0%, 41.9%, 16.1%이다. 하지만 NPL에 갖는 신뢰도는 높지 않다. 국유기업이 국유은행을 통해 조달한 대출이 상환받지 못했을 때 NPL 상계 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덮을 수만은 없겠다. 중국 상업은행의 건전성 여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은행 형태별 BIS 비율 및 NPL 커버리지 비율
은행 형태별 BIS 비율 및 NPL 커버리지 비율

중국에게만 적용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중국 NPL은 신뢰할 수 없고 실제 규모는 10%를 상회할 것이다”라는 의문 제기다. 합리적인 듯 하나 비합리적 의견이다. 실제 규모를 추산할 수도 없고 10% 이상은 유럽 재정 위기 국가 수준의 NPL을 의미한다. 이 뿐 아니라 NPL만으로 은행의 건전성이 판단되지 않는다.

은행의 건전성은 NPL 비율보다는 충당금 적립과 위험가중 자산에 대한 통제 능력 검증으로 판단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180%, BIS 비율은 14.4%로 2018년 4분기 이후 14% 수준을 6개 분기 연속 유지하고 있다. 중 국은 국유은행 중심으로 구성된 은행 시스템에 국제기준인 바젤 III 보다 높은 안전성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상업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한 위험 검증을 시도했다. NPL 비율을 15%까지 상향하고 손실율을 30%, 50%로 나누어 적용해 봤다. 이는 최악의 경우를 산정 한 것이다. 그 결과 5대 국유은행은 손실율 30%에서 BIS 10.9%~13.0%, Core Tier1 asset 비율 7.1~9.4%로 건전성을 유지했고, 손실률 50%에서는 BIS 비율 8.4~10.1%, Core Tier1 asset 비율 4.4~6.4%로 건전성 훼손 문제가 확인됐다.

Stress Test
Stress Test: NPL 비율 15% 확대 시 BIS 비율과 Core Tier 1 Asset 비율

중국 금융 리스크 통제와 금융시장 개혁

중국은 지난 고성장 이면의 부채 팽창 우려를 정상화하는 단계에 있다. 이미 시진핑 집권 이후 디레버리징과 구조조정이 개혁의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현재 지방 정부와 과잉 산업내 한계 기업 경영 부실 문제는 우려 수준에 봉착해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상업 은행에 적용된 높은 자산 건전성 요구로 단기 내 부채 불이행이 금융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중국발 금융 리스크 발생을 일축함은 아니다. 과도한 문제 제기에 균형감을 더하기 위함이고, 지속적 모니터링을 위해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는 과정이 선행 돼야하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아직 해소되지 않은 (1) 그림자 금융, (2) 지방 정부 부채, (3) 외화부채 등의 이슈도 지속 모니터링 돼야 한다.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예상된다. 14차 5개년 규획을 통해 금융의 역할론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디레버리징의 장기 통화정책 기조도 확립했다. 팬데믹 충격과 미국과의 갈등에도 통화정책 기조변화에 여전히 신중하다.

금융주 및 비금융주 이익 비중 변화 추이
금융주 및 비금융주 이익 비중 변화 추이

중국 금융시장의 개혁이 주도한 세 가지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저금리 기조의 유지와 정부 육성산업, 민간기업 자금조달 루트 확대다. 저금리는 한계기업 금융비용 감소를 통한 금융 리스크 통제의 방법이고 직간접적인 창구지도를 통해 민간기업 자금조달 루트 개선 정책도 강조될 것이다. 이는 디레버리징과 시장 기능 확대의 동인이 된다.

둘째, 한계기업 디폴트는 결국 은행 손실로 귀결된다. 은행 이익 감소는 제조업 이익 증가로 진행돼야 한다. NPL 흡수와 출자전환으로 은행 잉여금 감소와 부실 가중이 예상되고 이는 비금융주(제조업)의 이익과 자산 건전성으로 이어진다.

직접금융 신규 증가 잔액 및 비중 변화 추이
직접금융 신규 증가 잔액 및 비중 변화 추이

셋째,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 확대다. 통제 가능한 자금조달 시스템과 간접금융의 양적 성장 임계치에 봉착했다. 주식,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 비 중 확대는 부채 비중을 줄이고 신산업을 육성해 구조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은 오버행 우려를 동반할 수 있어 대외시장 개방 가속화를 통해 보조를 맞춰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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