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팩트체크중국의 쌍순환 정책 달성에 필요한 금융시장 개방

중국의 쌍순환 정책 달성에 필요한 금융시장 개방

경상거래를 통해 축적했던 외환보유고,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

2000년대 신흥국은 물건을 만들고 선진국이 소비하는 국제 분업 체제가 형성됐다. 초기 선진국은 값싸게 물건을 소비하고 신흥국은 수출을 통해 경제가 발전되는 윈-윈(Win-Win) 구조가 형성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 간 불균형 이 심화됐다. 중국과 미국이 대척점에 섰다. 2001년 WTO 가입 이후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막대한 규모의 경상흑자를 축적했다. 경상거래를 통해 축적했던 외환보유고는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중국 외환보유고와 위안/달러 환율
중국 외환보유고와 위안/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경상흑자 규모 하향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상흑자 규모는 완만한 하향세다. 선진국 가계의 디레버리징과 리쇼어링 정책 등이 맞물려 불균형이 완화되고 저임금 일자리를 대체할 개발도상국들이 부상하면서 상품흑자는 정체됐다. 폭발적인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로 서비스적자는 증가했다. 서비스적자의 70% 이상 차지하는 여행서비스 적자는 2010년 약 90억달러 수준에서 2019년 2,000억달러를 상회했다.

내수 중심 경제 구조 전환 속 상품흑자 축소, 서비스적자 또한 구매력 감안 시 확대 유력

중국은 쌍순환정책 기조를 표방하며 수출 주도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 구조 전환을 꾀하는 중이다. 중저위기술 제품 수출보다 고위기술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점차 소재 및 중간재 등 중저위기술 제품들을 개발도상국들로부터 수입할 것 으로 예상돼 상품흑자는 현 수준보다 축소될 가능이 우세하다.

중국 경상수지 추이
중국 경상수지 추이

서비스적자의 70% 이상 차지하는 여행서비스 적자 또한 이제 막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어선 중국인들의 구매력 개선세를 감안하면 추세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상회한 2000년 초 이후부터 여행 서비스 적자가 가파르게 늘어 2019년 170억달러에 육박했다.

중국 서비스수지 추이
중국 서비스수지 추이

관광자원 활용한 서비스 적자 개선 기대

중국 정부는 서비스적자 개선을 위한 정책을 고안 중이다. 중국의 여행서비스 지출은 3,000억달러에 육박해 세계 관광지출의 20%에 달하는 반면 여행서비스 수입은 500억달러 그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 어 교통 및 관광 인프라와 국제 개방성 등을 보완하면 점진적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개선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자본시장 통한 외화 조달 선회 불가피

2000년대처럼 경상거래를 통한 막대한 외화 조달은 어려워졌다. 자본시장을 통한 외화 조달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계정 중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 기타투자를 나눠서 보자.

중국 단위노동비용과 외국인 직접투자 추이
중국 단위노동비용과 외국인 직접투자 추이

(1) 직접투자: 노동 비용 상승 등에 유입 정체, 유출 점진적 확대 → 균형 수준 유지

먼저 직접투자다. WTO 가입 이후 중국의 공격적인 외자유치 정책에 힘입어 직접 투자 유입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해외 자본은 제조업을 시작으로 서비스업까지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첨단산업 등 선별적 외자 유치 전략을 시행하면서 직접투자 유입은 정체됐다. 생산요소(=노동) 비용 상승과 비관세 장벽 부담이 커진 점도 일조했다. 반대로 중국 기업들은 홍콩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이어가 직접투자는 균형 수준이 유지된다.

중국 해외 직접투자, 외국인 직접투자 추이
중국 해외 직접투자, 외국인 직접투자 추이

(2) 포트폴리우 투자: 제도적 장벽 완화를 통해 위안화 자산 접근성 개선

포트폴리오투자를 통한 자금 유입 확대가 기대된다. 중국 당국은 작년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와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제도를 비롯한 외국 인 투자 경로를 통합해 투자 편리화를 도모하고 투자가능한 상품의 범위 및 규모를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증권·펀드·선물·보험사의 외국인 지분 제한 규정을 없애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 위안화 자산 접근성을 개선 중이다.

글로벌 지수 위안화 지수 편입 긍정적, 위안화 자산 매력 우위에 기반해 외국인들의 수요 확대 기대

중국 국채의 WGBI 편입 등 글로벌 지수 내 위안화 자산 편입이 확대되는 기조는 자연스럽게 해외 자본 유입을 이끌어낸다. 현재 중국 주식과 국채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각각 4%, 9% 수준이다. 자본시장이 온전히 개방된 한국의 경우 주식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30~40%에 달한다.

중국 해외 포트폴리오투자와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 추이
중국 해외 포트폴리오투자와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 추이

자본시장 개방은 유입뿐 아니라 유출 또한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해 오히려 유출이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위안화 자산의 상대적 매력 우위에 기반해 외국인들의 위안화 자산 수요가 중국인들 해외 투자 수요를 충분히 상쇄하겠다.

중국 주식과 국채의 외국인 비중 추이
중국 주식과 국채의 외국인 비중 추이

금융과 기술의 결합 중요

금융과 기술의 결합도 중요하다. 시진핑 주석은 기술 분쟁이 심화되자 원천기술 확보 의지를 반복 피력했다. (1) 인수합병 차질, (2) 보조금 단절, (3) 미국 기술 활용의 제재는 원천기술 확보로의 정공법 선택을 불가피하게 했다. 하지만 원천 기술 확보는 막대한 시간과 자금 투하가 필요하며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 축소도 쉽지 않다. 결국 금융시장의 역할이 필요하다.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기술 개발 과정에서의 가치평가를 주식시장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시작된 커창판(STAR Market)은 작년 6월 정식 개설돼 현재 3.1조위안의 시가총액에 이르게 됐다.

미국 R&D와 나스닥 시가총액
미국 R&D와 나스닥 시가총액

이는 정부가 육성하는 혁신산업의 상장 루트로 활용되고 있다. 커창판의 성공은 기업 자금조달(=보조금 지급 효과)과 R&D 가치평가(=원천기술 확보) 효과로 귀결된다. 현재 커창판 상장 기업수는 188개 시가총액은 3.1조위안에 달한다. 심천 거래소, 커창판, 홍콩, 나스닥 상장사 시가총액을 더하면 중국 기술주 시가총액은 88.8조위안에 달한다. 기술과 금융의 결합을 통한 첨단산업 육성은 과거 미국 기 술기업 성장(나스닥 R&D와 시총의 상관관계)과 동일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부채 디레버리징도 가능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금 조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채 디레버리징이 가능하다. 중국 기업부채는 작년 2분기 기준 GDP 대비 160%를 상회한다. 2015년부터 정책 당국이 디레버리징과 공급 개혁에 나서 초기에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부채는 재차 급증했다.

중국 커창반 개설의 의미 - 금융시장의 새로운 역할론
중국 커창반 개설의 의미 – 금융시장의 새로운 역할론

기업부채의 양적 팽창은 임계점에 도달했다. 정책 당국은 부채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유동성 환경을 풀어주기 어렵다. 반면 주식시장은 선택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특히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성장성이 높은 기술 산업은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금 조달과 부채 디레버리징 모두 가능하다. 자본금이 확충되면서 전체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안정적인 구조 조정으로 이어져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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